교통사고 중상해환자 개호비 간병비 인정기준과 산정방법

개호비는 사고 피해자가 혼자서는 먹고 씻고 용변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가해자 측에 청구하는 손해 항목입니다.
입원 중에 잠깐 붙이는 간병인 비용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 둘을 같은 말로 쓰시는 분이 많은데, 청구 근거도 다르고 인정되는 범위도 완전히 다릅니다. 먼저 그 구분부터 잡고 가겠습니다.
# 간병비와 개호비, 어디가 갈리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대인배상 지급기준을 보면 부상 항목 안에 '간병비'가 따로 있습니다.
상해등급에 따라 인정일수가 정해져 있고, 1급과 2급은 60일, 3급과 4급은 30일, 5급은 15일입니다.
치료 기간 중에 한정해서, 정해진 일수만큼만 보는 구조입니다.
반면 개호비는 치료가 끝난 뒤의 문제입니다.
더 이상 나아질 것이 없는 상태로 굳어졌는데 혼자 생활이 안 된다면, 남은 생애 동안 누군가가 계속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 비용을 손해로 보는 것이 개호비입니다.
약관에서는 후유장애 항목의 '가정간호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간병비는 치료 중 며칠, 개호비는 치료 종결 이후 평생입니다. 금액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약관이 정한 가정간호비의 문턱
약관상 가정간호비는 대상이 상당히 좁습니다.
치료가 종결되어 더 이상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 때에
전문의로부터 노동능력상실률 100% 판정을 받아야 하고, 그러면서 식물인간 상태이거나 척수손상으로 인한 사지완전마비 상태여야 합니다.
식물인간 상태는 스스로 이동이 불가능하고, 자력으로 식사가 불가능하며, 대소변을 가릴 수 없고, 간단한 명령에만 가까스로 응하는 정도까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사지완전마비도 양팔과 양다리가 모두 마비되어 혼자 몸을 일으킬 수 없고 욕창 방지를 위해 수시로 체위를 바꿔줘야 하는 상태로 적혀 있습니다.
지급 방식도 정해져 있습니다.
가정간호 인원은 1일 1인 이내, 금액은 일용근로자 임금 기준, 일시금과 정기금 중에서 보험금수령권자가 고릅니다.

# 법원은 더 넓게 봅니다.
그런데 소송으로 가면 기준이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개호를 신체적 장해를 가진 사람에게 타인의 노동이 직접 필요한 경우로만 한정하지 않고, 지적 또는 정신적 장해로 타인의 감독 내지 보호가 필요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다42797 판결).
몸은 움직이는데 판단력이 남지 않아 혼자 두면 위험한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약관 문언으로는 다투기 어렵지만 판례 기준으로는 개호의 필요성을 주장할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돌보는 사람이 가족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부모나 배우자 같은 근친자의 개호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개호비를 실제로 지출했는지와 관계없이 피해자는 그 개호비 상당액의 손해를 입은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88. 1. 19. 선고 86다카2626 판결). 영수증이 없으니 청구를 못 한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개호인 수도 한 명으로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목 이하 부분이 완전마비되어 혼자 식사와 용변이 불가능한 피해자에게 하루에 성인남자 2인의 개호가 필요하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92. 10. 27. 선고 91다39368 판결).

# 개호비를 계산하는 틀
계산 구조 자체는 단순합니다.
개호인 1인의 하루 임금에, 하루에 몇 사람분이 필요한지를 곱하고, 개호가 필요한 기간을 곱한 다음, 장래 부분은 중간이자를 공제해 현재 가치로 바꿉니다.
기간은 보통 여명, 즉 앞으로 살아 있을 것으로 보는 기간을 씁니다.
이 여명이 얼마냐에 따라 총액이 몇 배로 움직이기 때문에 신체감정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지점이 됩니다.
임금 단가는 어느 지역의 일용노동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사고 당시 도시에 거주했더라도 가족이 모두 농촌에 있어 퇴원 후 농촌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농촌 일용노동을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86다카2626).
어디서 돌봄이 이루어질 것이냐를 따진다는 의미입니다.

# 합의 전에 짚어야 할 것
제가 현장에서 보면, 개호 필요성 자체를 진료기록에 아무도 적어두지 않은 채로 치료가 종결되는 경우가 가장 아깝습니다.
개호는 의학적 판단이 출발점이므로 주치의와 감정의가 남긴 기록이 없으면 뒤에서 되살리기가 어렵습니다.
여명 단축 여부, 하루에 필요한 개호 시간, 보호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야 합니다.
진단과 치료 판단은 의사의 영역이지만, 그 기록이 손해 항목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사정 단계에서 미리 점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관의 가정간호비 기준에 걸리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서 개호비 자체가 없는 것으로 정리해 버리시면 안 됩니다.
약관 기준과 법원 기준은 다른 자를 쓰고 있습니다. 개호비와 간병비 인정 기준을 각각 따로 확인한 뒤에 합의 여부를 정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험금 관련해서 판단이 어려우시면 언제든 문의 주세요.
최호균 손해사정사 (신체손해사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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