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회전근개 파열 후유장해 무엇으로 평가하나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되어 수술까지 받았는데 상해가 원인이 아니라거나, 후유장해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약관상 통합장해해설 기준에서는 어깨 관절의 후유장해는 파열의 크기나 수술 여부가 아니라 치료가 끝난 뒤 남은 관절운동범위 제한으로 평가합니다.
힘줄이 크게 찢어졌더라도 어깨가 정상에 가깝게 움직이면 장해로는 잡히지 않습니다.
이 구조를 모르고 수술 직후에 진단서를 떼러 가셨다가 헛걸음하시는 일이 잦습니다.

# 어깨는 '팔의 3대 관절' 중 하나로 본다.
표준약관 장해판정기준은 팔의 3대 관절을 어깨관절, 팔꿈치관절, 손목관절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어깨는 그중 하나입니다.
장해분류표상 한 팔의 3대 관절 중 한 관절의 기능을 완전히 잃었을 때가 30%, 심한 장해를 남긴 때가 20%, 뚜렷한 장해를 남긴 때가 10%, 약간의 장해를 남긴 때가 5%입니다.
여기서 "기능을 완전히 잃었을 때"는 관절이 완전히 굳었거나 인공관절 또는 인공골두를 넣은 경우, 그리고 근전도 검사에서 완전마비 소견이 있으면서 근력검사가 0등급인 경우를 말합니다.
회전근개 파열 수술로 이 단계까지 가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 운동범위를 얼마나 잃었느냐가 기준이다.
장해판정은 해당 관절의 운동범위 합계를 정상 운동범위와 견주어 봅니다.
합계가 정상의 4분의 1 이하로 제한되면 심한 장해, 2분의 1 이하면 뚜렷한 장해, 4분의 3 이하면 약간의 장해로 갑니다.
측정 방법이 중요합니다.
약관의 장해판정기준은 각 관절의 운동범위 측정에 대해 미국의사협회(A.M.A.) 영구적 신체장해 평가지침의 정상각도와 측정방법을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신 약관 기준에서는 산업재해보험에서 기준이 되는 정상각도기준을 사용합니다. )
병원에서 흔히 쓰는 다른 기준으로 잰 각도를 그대로 가져오면 숫자가 어긋납니다.
한 가지 더, 관절기능장해가 신경 손상 때문이라면 운동범위가 아니라 근력검사와 근전도검사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어깨 수술 뒤 신경 증상이 같이 있는 분이라면 이 경로도 함께 봐야 합니다.

# 맥브라이드로 재는 자리와 약관으로 재는 자리는 다르다.
교통사고나 산재처럼 남에게 배상을 구하는 사건에서는 노동능력상실률을 따지고, 실무에서는 맥브라이드 평가표가 많이 쓰입니다.
대법원은 맥브라이드표의 1963년판과 1948년판은 산정 기초와 체계, 상실률에 차이가 있어 혼용할 수 없다고 했고, 상실률은 신체감정 결과만이 아니라 연령·교육 정도·종전 직업의 성질과 경력·전업 가능성 등을 모두 참작해 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다4784 판결).
내가 가입한 보험의 후유장해보험금은 그와 별개로 약관 장해분류표대로 계산합니다.
어깨를 같은 상태로 다쳤어도 배상 쪽 상실률과 약관 지급률이 다른 숫자로 나오는 건 계산 근거가 애초에 다르기 때문입니다.
# 상해인가 질병인가, 코드부터 갈린다.
회전근개 파열은 상해보험과 질병보험 중 어디에 걸리는지로 먼저 다툼이 생깁니다.
어깨 회전근개의 근육과 힘줄 손상은 손상·중독을 다루는 S 코드(S46.0 계열)에 들어가고, 회전근개 파열 또는 회전근개증후군은 근골격계통 질환을 다루는 M 코드(M75.1 계열)에 들어갑니다.
어느 코드로 적히느냐에 따라 상해로 볼지 질병으로 볼지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다만 코드는 의사가 진료 경과를 보고 붙이는 것이고, 코드만으로 상해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습니다.
사고 경위와 초진 기록, 영상 소견을 함께 놓고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갈리는 지점은 초진입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직후에 병원을 찾아 사고 경위가 기록으로 남았는지, 아니면 몇 주 지나 통증이 심해진 뒤에야 갔는지에 따라 흐름이 달라집니다.
초진 차트에 사고 이야기가 한 줄도 없으면 나중에 상해를 주장하기가 어려워집니다.
# 퇴행성이라는 말이 나오면
회전근개는 나이가 들면서 변성이 진행되는 부위입니다.
의학 문헌에서도 회전근개 손상은 견봉 아래 충돌에 의한 외부 압박만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 퇴행성 변화와 관련된 힘줄 자체의 내부 변성이나 염증 반응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보험사는 "외상이 아니라 원래 있던 퇴행성 변화"라는 주장을 자주 합니다.
여기서 대법원 판단을 기억해 두실 만합니다.
외래의 사고와 기왕증이 함께 원인이 되어 상해에 영향을 미쳤더라도 사고와 후유장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보험금 지급 의무는 발생하고, 약관에 기왕의 신체장해나 질병의 영향으로 상해가 중해진 때의 감액 규정이 있으면 그 기여분만큼 감액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5. 10. 27. 선고 2004다52033 판결).
지급이 아예 막히는 문제가 아니라 얼마를 깎느냐의 문제로 옮겨간다는 뜻입니다.

# 언제 장해진단을 받아야 하나
수술 직후에는 어깨가 굳어 있는 게 당연합니다.
그 상태로 각도를 재면 숫자는 나쁘게 나오지만, 그건 치료 중인 상태이지 고정된 장해가 아닙니다.
임상에서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재활 프로그램을 적용했는데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을 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고 봅니다.
재활에 걸리는 기간이 그만큼 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재활이 끝나고 더 이상 호전이 없는 시점, 즉 증상이 고정된 뒤에 측정한 각도라야 장해 평가의 근거가 됩니다.
보험금 관련해서 판단이 어려우시면 언제든 문의 주세요.
최호균 손해사정사 (신체손해사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