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3년, 놓치면 생기는 일

#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3년, 놓치면 생기는 일
보험금은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을까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3년입니다.
상법 제662조가 보험금청구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장실무에서 보면 이 3년을
그냥 "사고 난 지 3년"
으로만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다툼이 생기는 지점은 3년이라는 기간이 아니라, 그 3년을 언제부터 세느냐입니다.
# 3년이라는 숫자는 어디에 적혀 있나?
상법 제662조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보험금청구권은 3년간, 보험료 또는 적립금의 반환청구권은 3년간, 보험료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한 조문 안에 세 가지 시효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 보험금을 달라고 하는 권리가 3년
– 낸 보험료나 적립금을 돌려달라는 권리도 3년
– 보험회사가 보험료를 달라고 하는 권리가 2년입니다.
보험금만 놓고 보시는 분이 많은데, 돌려받을 보험료가 있는 경우에도 같은 조문의 3년이 걸려 있다는 점은 같이 알아 두시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보험회사가 밀린 보험료를 청구하는 쪽은 2년으로 더 짧습니다.
예전에는 보험금청구권도 2년이었습니다.
대법원이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 사건을 다루면서 2년의 시효를 적용한 판결이 남아 있습니다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14340). 지금 조문은 3년이니, 오래된 자료를 보고 2년으로 알고 계셨다면 바로잡으셔야 합니다.

# 3년은 언제부터 세는가?
원칙은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입니다.
대법원은 보험금청구권이 보험사고의 발생으로 구체적인 권리가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봅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다34693).
이 사건에서는 망인이 사망한 시점, 적어도 유족이 형사고소를 한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본 원심 판단이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험사고는 약관이 정한 사고입니다.
그러니 내 담보가 무엇을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는지부터 약관에서 확인해야 날짜를 셀 수 있습니다.
같은 사고로 여러 담보를 함께 청구하는데 담보마다 기산점이 다르게 잡히는 일도 생깁니다.
이 부분에서 많이들 막히십니다.
청구가 늦어지는 사정도 대개 비슷합니다.
치료가 끝나지 않아서, 상태가 더 나빠질지 몰라서, 회사와 얘기가 오가는 중이라서 미루다 보면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러다 서류를 다 모았을 때 날짜를 세어 보고 놀라시는 경우를 봅니다.
시효는 이쪽 사정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 사고가 난 줄 몰랐던 경우는 다르게 봅니다.
보험사고가 있었는지 자체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않아서, 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사고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까지 사고가 난 때부터 시효를 진행시키는 것은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반한다고 보고, 청구권자가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이 사건은 단체보험이었고,
회사가 계약을 맺어 두는 구조라 정작 보험금을 받을 사람이 그런 계약이 있는지,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사정이 고려됐습니다.
다만 이건 예외입니다.
몰랐다고 말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 몰랐던 데에 과실이 없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기본은 어디까지나 사고가 발생한 때입니다.

# 시효가 지나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나?
3년이 지난 뒤에 청구서를 넣으면 보험회사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진단서 내용이 얼마나 명확한지, 장해 판정이 어떤지를 따지기 전에 시효 문제로 먼저 정리되어 버립니다.
소송으로 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사고 내용과 약관 해석을 본격적으로 다투기 전에 시효가 쟁점이 되면, 정작 다투고 싶었던 부분은 판단을 받아 보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시효가 걸린 사안은 접근 순서가 달라집니다.
보통은 사고와 약관을 먼저 보지만, 이때는 기산점이 언제인지, 예외를 주장할 사정이 있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앞의 2017다281367 사건처럼 내가 사고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는지가 출발점이 됩니다.
# 시효를 멈추는 방법
시효는 가만히 두면 흘러갑니다.
멈추려면 법이 정한 중단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
기억해 두실 것은 금융분쟁조정 신청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습니다(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40조).
다만 합의권고를 하지 않거나 조정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 경우에는 중단되지 않으니, 신청만 넣어 두고 손을 놓으시면 안 됩니다.
조정안을 양 당사자가 모두 수락하면 그 조정안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같은 법 제39조).
조정안이 제시되면 20일 안에 수락 여부를 정해야 합니다.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라는 말은, 한번 수락하면 같은 건으로 다시 다투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락 여부는 20일 안에 판단해야 하니 미리 내용을 검토해 두셔야 합니다.
분쟁조정 신청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신청, 방문, 우편 가운데 편한 방법으로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쓰시든 신청한 날짜가 남는다는 점이 시효를 따질 때 의미를 가집니다.

# 날짜가 애매하게 느껴진다면
먼저 약관을 펴고, 청구하려는 담보가 정한 보험사고가 무엇인지 찾아 그 날짜를 적어 보시는 게 순서입니다.
담보가 여러 개면 각각 적어 두셔야 어느 쪽이 급한지 눈에 들어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면, 서류를 완벽하게 갖추느라 날짜를 넘기는 것보다 먼저 청구를 접수하고 보완해 나가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접수한 사실과 날짜가 기록으로 남는 방식을 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3년은 길어 보여도 치료와 재활을 하다 보면 금방 지나갑니다.
날짜가 애매하다고 느껴지는 그 순간이 바로 확인해야 할 때입니다.
*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상법 제662조(소멸시효)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다34693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14340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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